글/신나(신학생 나부랭이)의 글

서울 시민인 나는 요즘 화가 나 있다.

BundleE 2021. 3. 25. 11:02

격렬한 당파 싸움, 사회 계급 간 갈등과 전통적 가치에 대한 신뢰의 상실은 정치 질서가 자기 파멸의 가장자리에서 끊임없이 요동치는 그런 상황을 연출했다.

 

정권 경쟁이 끝난 후, 승리한 쪽은 공적인 업무 수행을 완전히 독점하여......패배한 사람들은 물론 심지어 그들의 자손들마저 그 어떤 관직도 차지할 수 없었다네. 각 당파는 상대방이 반란을 일으킬 것이라는 질시 어린 우려를 가지고 감시했지......그런 사회는......더 이상 헌정적 국가가 아니며......당을 위한 인간은 파벌꾼이지 시민이 아니며 그들의 소위 권리라고 하는 것은 공허한 말에 불과하다고 할 수 있다네.(플라톤의 『Laws』,715)

 

경쟁하는 야심과 상충하는 이해관계로 얽혀진 이런 권력 쟁탈전에는 불안정과 변화의 원천인 '정치'라는 교란적 요소가 작동하고 있었다. 또한 이런 권력 쟁탈전에는 정치적 형태와 관계들이 최소한의 예상되는 방향과 최대한의 즉흥성을 가지고 마구 펼쳐지는 상황의 필연적 산물이 놓여 있었다. 정치의 팽배는 정치적 삶을 '소용돌이' 즉 '변화무쌍한 흐름의 운동'으로 용해했다.

 

셸던 월린, 『정치와 비전 1』, 강정인, 공진성, 이지윤 옮김, 후미나타스, 2007: 84

 

서울 시민인 나는 요즘 화가 나 있다. 서울시장 후보로 나온 자들의 과거 행태, 현재의 행보, 내세운 공약, 내뱉는 언술들 모두 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을 넘어 불안하다. 누구에게도 이 도시를 맡겨서는 안될 것 같다. 다들 서울을 첨단의 도시로 만들겠다고 더 잘 살게 해주겠다고 세계 일류 도시로 만들겠단다. 왜 첨단이 되어야 하는지, 왜 세계 일류가 되어야 하는지 난 설득이 되지 않는다. 더 잘 산다는 것은 무슨 의미인지도 모르겠다.

 

그들의 말잔치에서 죽어가는 사람들의 현실은 담론화되지 않았다. 계속해서 죽음의 행렬을 이어가고 있는 플랫폼 노동자들의 현실, 연달아 스스로 삶을 마감한 트랜스젠더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동성애자들의 드러낼 권리가 있다면 그것에 반대할 권리도 있다고 했던가. 아직은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으니 기다리라고 했던가. 계속해서 노동자들이 죽어나가는 기업은 정부에 의해 '혁신기업'이라 불린다.

 

그러나...잊지 말자. 서울시장 후보는 둘 만이 아니다. 그 외에도 10명이 더 있다. 거의 알려져 있지 않지만...신지예도 후보등록을 마쳤다. 정의당이 후보를 내지 않은 것은 유감이다. 지금과는 다른 구도를 만들어야 할 의무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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