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신나(신학생 나부랭이)의 글

미리 알았으면 좋았을 발치의 논문

BundleE 2023. 8. 10. 11:12

작년 초에 논문을 쓰면서 이 책의 존재를 알았는데, 국내 어떤 도서관도 현재 이 책을 소장하고 있지 않고 왜였는지 기억은 안나지만 도서관 구매 신청도 반려되었다. 아마존에서 중고책을 발견하고 주문했는데, 논문이 마무리될 즈음 책이 도착했고, 몇 페이지 들춰보기는 했지만 막상 논문엔 인용하지 못했다. 시간이 한참 지나 얼마 전 교회 설교에서 베드로전서가 주제로 다루어지는 바람에 호기심에 다시 작은 불이 붙었다. 역시 교회 다니기 잘했다. 난 아직 학계의 양식을 잘 몰라서 확실치는 않은데, 학위논문과 비슷한 형식이라 이 책이 Balch의 석사 논문이나 박사 논문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여튼, 내가 이 책을 논문 준비 과정에서 읽었더라면 논문의 주제가 좀 더 탄탄해 졌으리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발치의 논문을 읽긴 했는데, 거기서 내가 포착하지 못했던 중요한 논점이 두서너개 있었고, 안타깝게도 매우 중요한 논지들이었다. 책을 정리하고 기억하기 위해 최종 요약과 결론을 번역해 두겠다고 마음먹었는데, 그 일부분을 공유한다. 전체 글은 훨씬 훨씬 흥미진진하다!! 번역은 여러 모로 서툴고 거칠지만 무슨 말인지는 알 수 있을 정도? 


여기서 배운 내용을 베드로전서에 관한 다른 연구들과 나의 성찰과 함께 4월 교회 설교에 반영할 예정이다. 
<최종 요약과 결론>
1장은 도시와 가정에서의 “통치/지배(ruling)에 대한 주제(topoi)에 대해 다루었다. 플라톤의 『국가』와 『법률』에서 “국가에 관한” 주제(topos)는 어떤 사람들은 우월하고 다른 이들은 열등하며 따라서 전자는 “다스리고” 후자는 “지배받아야 한다”는 주장을 포함했다. 후에 신약성서의 가정 훈령에 등장하는 짝들(pairs)이 이미 존재했다. 이 주제는 플라톤의 시대에 흔한 주제였으며 로마제국에서도 여전한 관심사였는데, 중기 플라톤주의자, 스토베이우스, 디오 크리소스토무스에게서 이 주제를 볼 수 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가정 경영에 관한” 주제에 정확한 개요를 제공했는데, “가정”이 “도시”를 이루기 때문에 이 주제는 “국가에 관한” 더 큰 토론과 연결되어 있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가정경영에 관한 주제는 세 쌍의 가정내 관계- 주인과 노예들, 남편과 아내, 아버지와 자녀들- 와 가계의 수입에 관한 관심사를 포함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이 세 관계 각각에 적절한 종류의 통치-군주 정체(혹은 독재), 귀족 정체, 민주주의-에 대해 상세히 논한다. 부적절한 통치(예를 들어 여자가 남편을 다스리는 경우처럼)는 스파르타의 경우에서 발생했던 것처럼 국가의 체질을 병들게 할 것이다. 이러한 아리스토텔레스적 정치 개념(견해 :ideas)은 소요학파( 혹은 아리스토텔리스 학파: Peripatetics)에 의해 견지되었고 스토아학파의 아레이우스 디디무스가 아마도 아우구스투스 카이사르를 위해 쓴 대중적인 소책자에 상세한 개요가 소개되어 있다. 에피쿠로스 학파인 필로데무스는 이 주제를 상세히 논한 뒤 거부했다. 로마인 키케로와 헬라계 유대인 필로 역시 이 주제를 알고 있었다. 이런 플라톤-아리스토텔레스적 정치 개념(견해)의 광범위한 영향력은 필로가 구약의 십계명을 해석할 때 그 개념을 썼다는 사실에서도 드러난다. 
이 주제에 대한 아리스토텔레스적 뼈대는 절충적 스토아학파인 아리스톤, 헤카톤, 세네카 ,그리고 히에로클레스에게서 나타난다. 세네카의 경우를 제외하면 이 스토아학파의 학자들이 아리스토텔레스에게 직접적으로 기대고 있는지는 확실치 않다. 
기원전, 후 1세기 경의 신피타고라스주의자들 역시 이 고전적인 그리스의 주제들에 의존했다. 칼리크라티다스는 남편과 아내의 알맞은 관계에 대해 상세히 논했고 브리슨(브라이슨? Bryson)은 그 주제에 관한 네 부분의 아리스토텔레스의 개요를 발전시켰다.(Bryson developed the four-part Aristotelian outline of the topos.)

 

5장에서는 이러한 추상적인 철학적 토론을 전제로 로마 세계의 사회적 현실을 다루었다. 로마는 새로운 외국 제의들을 특정한 정형화된 방식으로 비난했다. 그들의 제의는 부도덕(특히 여자들을 부패시킨다), 살인, 폭동을 수반했다. 로마인들은 기꺼이 로마의 신들을 예배하는 노예들에 익숙해져 있었고 그 행위에 순응하지 않으려는 유대인 노예들 - 후에는 그리스도인 노예들-로 인해 심기가 불편했다. 이집트의 이시스 제의는 남편과 아내 사이의 알맞은 가정내 관계를 뒤집는다고 여겨졌기에 많은 비판을 받았다. 이는 정형화된 비난(stereotyped criticisms)이었고 로마인들은 이런 비난을 무차별적으로 사용했던 것 같다. 어떠한 새로운 종교도 다른 외국, 동방 종교를 향했던 것과 같은 비방을 직면했을 것이다. 유대교와 그리스도교는 그리스인과 로마인들이 원래 디오니수스와 이시스 제의에 퍼부었던 비난을 물려받았다. 로마 문화에서 유대교와 그리스도교가 폭동, 살인, 그리고 로마 여자들의 도덕성을 부패시키는 제의를 행한다는 비난을 받는 것은 불가피했다. 옥타비아누스는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에 맞선 선전전에서 이시스 제의가 그리스-로마적 가정 관계를 역전시키는 부부 관계를 옹호한다는 오래된 의견(conception)을 이용했다. 동방에서 유래한 새로운 외래 종교인 그리스도교 역시 그것이 적절한 가정 경영을 위태롭게 한다는 비난에 직면했다. 로마 국가의 체질 유지에 깊이 관여하고 있는 자들이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유대교 정치체를 향한 이와 같은 비난과 다른 비난들에 직면했던 요세푸스는 1세기 후반 Against Apion이라는 유대 국가에 대한 찬사(encomium)을 썼다. encomium의 수사적 양식은 라오디게아의 메난데르에 의해 제시되었다. 할리카나수스의 디오니시우스는 요세푸스보다 한 세기 전에 같은 양식을 사용해 로마를 찬양했다. 이 저자들은 대중적(공적 public) 체질(constitution)을 논하면서 “절제”에 대한 의견을 피력한다. “절제”의 주제에는 아내의 정절, 남편에 대한 복종 그리고 자녀를 제대로 훈련시키기등이 포함된다. 자신의 encomium에서 디오니시우스는 “가정 경영에 관한” 주제를 세 쌍의 가정 관계와 함께 사용했다. 요세푸스는 이 관계 쌍들을 사용하지 않았지만, 결혼 법, 자녀들의 출산과 양육, 노예 법을 다루고 있다. 유대인의 결혼 관습이 비판받고 있었고 그래서 요세푸스는 유대인 여성은 (올바르게) 복종적이라고 말하는 식으로 유대교 결혼을 변호했다. 로마 “도시”에서 유대인 “가정”은 제대로 “통치된다”. 유대인들은 “순종적”이고 그들의 관습은 로마의 정치체를 전복지키지 않을 것이다. 필로 역시 Apology for the Jews를 쓰면서 아마도 요세푸스의 것과 비슷한 변증적 관심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David L Balch, Let Wives Be Submissive: The Domestic Code in 1Peter, Atlanta, Georgia: Scholars Press(SBL), 1981, 117-118

 

https://www.amazon.com/Let-Wives-Submissive-Literature-Monograph/dp/0891304290

 

Let Wives Be Submissive: The Domestic Code in I Peter (Society of Biblical Literature, Monograph Series, No. 26): Balch, Dav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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