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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우리들의 신학
‘오를랑’을 알게되다: 오를랑의 테크노바디 본문
‘오를랑’을 알게되다: 오를랑의 테크노바디
한 여자가 수술대에 누워 있다. 때로는 여자의 등이, 때로는 여자의 얼굴이 외과의의 매스에 의해 지퍼처럼 주욱 열리고 있다. 여자는 피를 줄줄 흘리면서 큰 소리로 아르토를 읽고 있다. 수술이 끝나자 여자의 얼굴 양쪽엔 징그러운 뿔이 달려 있다. 나는 오를랑의 수술 퍼포먼스를 텅 빈 미술관에서 혼자 보다 말고, 무릎이 탁 꺾인다. 사람들은 여자의 아름다움을 칭송했다. 그러나 여자는 그 찬양의 말이 싫었다. 여자는 밥 먹고 잠 자고 화장하고, 그렇고 그런 일에 바치는 시간을 뺀 일생, 50페이지 짜리 시로 남을 수 있을지 말지 한 일생을 남의 기준에 맞추어 사는 것이 참을 수가 없었다. 문화적 상징들이 새겨지고 연출되는 무대가 된 여자의 몸, 의미 부여를 통해 박제가 되어버린 여자의 몸, 여자는 의미가 가득 새겨진 몸이 되기를 거부했다. 여자는 자신의 껍질이 실망스러워 견딜 수 없었다. 여자는 끊임없이 그 껍질, 가면을 수술과 분장 퍼포먼스로 바꾼다. 나는 여자의 수술 퍼포먼스와 작업 사진들을 보면서 오를랑이 오를랑 속에서 오를랑을 꺼내기를 바랐던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김혜순, ⟪여성, 시하다⟫, 문학과 지성사, 2019, p.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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