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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페미니즘 (3)
여기 우리들의 신학
방송클립은 참 신기해서 온라인상에 공유되고 있는 이상 그것은 언제나 현재형인가보다. 나 역시 즐겨듣는 팟캐스트의 최신 업로드가 소진되면 몇 년 전 것까지 거슬러 올라가 듣기도 하니까. 얼마 전 네이버 오디오 클립에서 양혜원박사 편을 들은 청취자가 비판의 댓글을 남겼다. 여러모로 안타깝다고 하셨고 (당신들) 신학자가 맞느냐고 질문하셨다. 우린 신학자가 아니다. 그 방송에 참여했던 이들 중 그나마 신학을 접해본 사람도 나 하나 뿐. 다른 분들은 그저 진지한 크리스천, 비판적 가나안성도, 경건한 무신론자. 벌써 2년이 흘렀건만 나는 여전히 신학자가 아니라 헤매고 있는 신학생에 불과하다. 우리의 이야기에는 많은 오류와 헛점이 있고 우리는 흥분 가운데 품위를 잃기도 했다/한다. "인간에 대한 총체적 이해보다 여성..
인간해방이 아닌 여성해방이어야 한다는 말이 오해의 여지가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해방이 아닌 ‘여성해방’이어야 한다는 주장은 여성이 여전히 인간이 아니라는 뜻이고 그래서 ‘여성’의 해방이 필요하다는 의미이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에서 인간으로 간주되지 못한 모든 존재들, 그래서 억압과 배제와 착취와 폭력의 대상이 되는 모든 존재들의 해방이 우리 싸움의 최종적 목표로 설정되는 것은 너무 당연하지 않나? 자본과 권력과 이데올로기를 선점한 세력에 대한 싸움은 그 무수하고 무력한 비존재들의 연대로만 가능하지 않을까? 성이라는 것이 본질적이냐, 구성적이냐는 페미니스트 진영의 오래된 논쟁이다. 여전히 우리는 sex는 생물학적인 성, gender는 사회문화적으로 구성된 성으로 이해한다. 그래서 생물학적 ..
나의 페미니즘적 사고는 어설프기 짝이 없다. 개념들은 애매하고 종종 모순되며 내뱉는 말들은 대개 과녁을 맞추지 못하고 빗나가거나 탈락한다. 그래서 나를 페미니스트라고 부르는 것은 부끄럽다. 그런데도 내가 속한 그룹에서 나는 페미니스트로 여겨진다. 일상에서 생각나는대로 느끼는 대로 말하는 것이 나를 그렇게 만든다. (벨 훅스의 표현을 빌어 스스로를 “페미니즘을 지지하는” 사람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여튼, 그러다 보니 페미니즘의 이슈를 가지고 내게 말을 걸어오는 사람들이 가끔 있는데, 오늘 문득 이런 대화가 기억이 났다. J: 페미니즘이 그러니까 인간해방하자는 거잖아요? 여성만 해방하자는거 아니잖아요? 그지요? 페미니즘이 자신의 의제를 보편적 인간 해방으로 설정한다면 남성들도 페미니즘 다 지지할텐데. 여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