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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여전히, 존재하는 이들의 이야기 본문

글/신나(신학생 나부랭이)의 글

이미, 여전히, 존재하는 이들의 이야기

BundleE 2021. 6. 20. 11:01

"페미니스트 역사가들은 역사의 다양한 시대에 여성으로 산다는 것은 어떤 것인지 질문하고 있다. 또 그들의 환경에 대해 여성들이 주체로서 어떻게 반응했는지 탐구하고 있다"

 

Jesus, The New Testament, Christian Origins: Perspectives, Methods, Meanings, edited by Dieter Mtternacht & Anders Runesson, translated by Rebecca Runesson and Noah Runesson, Michigan: Wm. B. Eerdmans Publishing Company, 2021, 84

 

번들과 함께 <출렁이는 시간들:제4물결 페미니즘과 한국의 동시대 페미니즘> 북토크에 다녀왔다. 페미니스트 철학자 김은주와 젊은 페미니스트 연구자들이 함께 엮어 낸 책이다. 뭘 알아서 간 자리는 아니고 그야말로 뭣도 모르고 귀동냥이나 하고 언제나 다시 방문하고픈 '말과활 아카데미'에 가고 싶어서 신청. (그러고 보니 오늘은 냥이들을 못보고 왔네...)

 

 

제3의 물결을 지나 페미니즘은 제4의 물결이라니. 북토크 중 강은교님이 한 말처럼 사실 이 물결들은 시간 순서로 단절되어 배열되지 않는다. 제1의 물결 여기서 끝, 그리고 다음 물결, 그리고 다음 물결이 아니라 이 물결들은 연속성 안에 존재하고 평행한다기 보다는 여러 방향성을 지니고 뻗어나가다 서로 교차하기도 하고...차라리 공존한다고 표현하는 것이 더 나을까.

 

김은주 선생님은 동시대 페미니스트들이 다양한 생각과 의견을 가지고 있고 그것들이 서로 충돌하고 갈등하기도 한다면서 자신은 페미니스트의 목소리가 통일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불화의 에너지'를 이야기 했다. 불.화.의.에.너.지. 불화가 이토록 아름다운 단어인지 미처 몰랐다.

 

<출렁이는 시간들:제4물결 페미니즘과 한국의 동시대 페미니즘>은 젊은 페미니스트 연구자들이 꽤나 구체적인 자기 경험에서 출발해 페미니스트로서 오늘을 살아가는 여성의 고민을 나누는 책인 것 같다. 오늘 북토크 자리에서는 (이제는 돌아가신) 아버지의 병환으로 돌봄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한 여성이 인간으로, 딸로, 페미니스트로 느꼈던 감정과 그 이후 그 경험을 이해하고 해석해나가는 과정을 서술한 글, 나를 둘러싼 사회와 구조에 대한 분노로 페미니즘을 시작했으나 그 분노가 나를 잠식하고, 그 분노로 인해 내가 약해진다고 느꼈을 때의 좌절과 포기하지 않고 현실 페미니스트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고민과 성찰을 나눈 글, 총여학생회 폐지의 과정과 그 사건을 경험한 여성들에 대해 연구한 글, 페미니즘과 SF 장르에 관한 글 등을 소개받았다.

 

김은주 선생님은 이 책을 기획할 때부터 페미니즘을 설득하거나 어떤 페미니즘이 옳다거나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다른 색깔과 다양한 고민을 가진 페미니스트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여.기. (여전히)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고 했다.(순전히 기억에만 의존해서 쓰고 있어서 정확한 워딩은 다를 것 같지만...) 저자들의 때로는 사적인 고백이 어디선가 '나만' 이런 경험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괴로워할 누군가에게 연대의 손을 내미는 것 같다. 그렇게 잡은 손들이 '연대의 장'을 만들겠지.

 

오늘날 여성이, 구체적으로 페미니스트 여성이 이 시대에 어떤 사유와 고민을 가지고 일상을 살아내는지, 주체로서의 그들이 자신의 일상적 환경을 바꾸기 위해 어떻게 분투하고 어떻게 좌절하며 어떻게 다시 자신과 서로를 다독이며 삶과 투쟁을 이어가는지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인 것 같다.

 

부기: 이분들이 꽤 유명한 분들인지, 줌 게시판에 페미니즘은 그래서 '찌찌해방'하자는 거냐, 웃통벗고 다니자는 거냐 아니면 노브라 주장하는 거냐...식의 질문이 올라왔는데...저자 중 한 분이 무려 '불꽃페미' 활동가! 너무 침착하게 "저희가 시작했던 고민은 단순했어요. 농구하고 엄청 더운데 남자애들은 웃통 훌렁 벗는데 우린 왜 안될까? 내 가슴이 성적이라고? 나의 가슴은 언제부터 섹슈얼의 의미를 가지게 되었을까? 와 같은 질문이었습니다'...'불꽃페미'를 직접 뵙다니 영광이었어요.

 

김은주 선생님 @말과활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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