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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은 무엇일까? 본문

글/신나(신학생 나부랭이)의 글

정경은 무엇일까?

BundleE 2020. 6. 8. 10:29

“정경”이라는 말이 지금의 나에게는 거슬리면서도 신경쓰이는 단어다. 대체...정경, 정경의 권위..는 뭘까? 그 권위를 인정하라는 말, 그 권위에 굴복하라는 말처럼 들리는 그 ‘선언’. 아주 허접한 울타리를 쳐놓고 "이거 넘으면 넌 이단”이라고 말할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들의 눈치를 봐야 한다고 생각하면 울화가 치민다.

 

“기독교 시대가 동트기 전후의 세기들에 유대교에 닥친 새로운 위기(A.D. 70년 예루살렘 성전의 파괴)는 전승 전체의 ‘안정화’와 ‘고정화’를 위한 큰 추진력을 제공했다.

유대교의 생명의 중심인 거룩한 땅의 성전의 상실로 인해 전승이 여러 문화적 영향력들에 의해 왜곡되거나 약화되고 생명의 중심으로부터 떨어져 나간 유대인들은 자신들의 정체감과 소명의식을 잃어버릴 위험이 제기되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성경’(기록되어 있는 것)과 ‘정경’(신앙과 실천에 규범이 되는 저작들)에 관한 관심이 고조되었다.

 

야브네/얌니아에 랍비 요하난 벤 자카이에 의해 세워진 랍비 학교. 바리새파 유대교의 중심지가 되었다. 학자들은 ‘얌니아 회의’가 주후 90년 경에 개최되었다고 공식적으로 말했다. 그러나 유대교의 정경성(canonicity)이라는 문제가 신학적이고 기독론적인 문제들을 다루었던 초대 기독교 공의회들(ex. 니케아 공의회)과 유사한 방식으로 회의와 토론을 거쳐 결정된 것은 아니었다. 얌니아에서의 랍비들의 논의는 큰 영향을 끼쳤겠지만 결정적인 것은 아니었다. 이 회의 훨씬 전에 정경의 주요 윤곽은 이미 형성되고 있었다. (ex. 토라(오경)는 에스라에 의해 포로기 이후 언약공동체의 권위있는 토대로 공포되었고, 주전 200년 직후 예언서(전기와 후기)로 알려진 모음집이 성경으로 여겨졌다.)

신약 시대 무렵 “율법과 예언자”는 유대인 성경을 나타내는 확립된 표현이었다....얌니아 회의 보다 상당히 이른 시기부터 신앙공동체는 자신들의 삶과 예배에서 중심을 이루는 몇몇 책들의 권위를 인정하고 있었다. 그러나 토라의 권위있는 핵심부분을 제외하고는 유대인 성서의 경계는 상당히 유동적이었음이 점점 분명해지고 있다. 이런 유동성을 확연하게 보여주는 증거는 팔레스타인의 쿰란 수도원으로부터 나왔다. 마카베오 형제들이 활약하고 있을 때 세워진 에쎄네 공동체의 장서에는 이사야 필사본과 같은 ‘성서’의 책들과 시편, 호세아서, 하박국서, 나훔서 같은 성서에 대한 수많은 주석서와 함께 풍부하고 다양한 외경과 위경에 속할 저작들이 들어 있었다. 이들 가운데 몇몇은 이전에 거의 알려지지 않은 것들이다.

‘성경’ 이해에서의 이런 유동성을 보여주는 또다른 증거는 헬레니즘적 유대인들의 구약 헬라어 번역(칠십인역)에서 볼 수 있다. 우리가 전해받은 히브리어 본문과 헬라어 역본 사이의 차이들은 여러 방식으로 설명되어 왔다. 한 가설은 성서적 유대교 시대에 몇 가지의 본문 전승들이 있었다는 것이다. 본문 전승의 원류와 여러 지류들.

게다가 헬라어 역본은 성경으로 간주된 책들의 숫자와 관련해서도 융통성이 있음을 보여준다. 팔레스타인 유대인들과 알렉산드리아 유대인들이 서로 다른 개수를 성경으로 사용하고 있었다는 사실은 성경의 범위에 관한 불확실성을 보여주고 있는 듯 보인다. 이른바 구약의 범위에 대한 불확실성은 기독교 공동체에서도 오랫동안 계속되었다.”

 

(버나드 앤더슨 <구약성서의 이해>, 강성열, 노항규 옮김, 765~76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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