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우리들의 신학

대중적 예수 이미지가 신앙적이고 신학적인가? 본문

글/신나(신학생 나부랭이)의 글

대중적 예수 이미지가 신앙적이고 신학적인가?

BundleE 2021. 4. 19. 16:07

"역사적 인물로서의 예수상에 대해 주류 교단의 성직자들 사이에 이상한 침묵이 감돌고 있다. 예수에 대한 기독교의 설교는 아직까지도 대중적 이미지가 역사적이라 생각하고 그 이미지를 자신있게 선포하는 사람들에게 맡겨져 있다. 주류 교단의 성직자들이 예수에 대해 설교를 할 때에는 자연스럽게 케리그마, 초대교회의 예수에 대한 메시지를 강조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고, 정작 예수 자신에 대해서는 그렇지 못한 실정이다. 대중적 이미지가 아직도 그렇게 큰 위세를 떨치고 있는 것은 당연하다. 그것은 기독교인들에게 어떤 설득력 있고 불가항력적인 대체 이미지가 떠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는 것은 비역사적인 이미지로 어떤 사람들은 그것을 믿고, 어떤 사람들은 믿지 않는다. 그러므로 20세기 예수학의 두 가지 큰 흐름 - 역사적 회의와 종말론적 강조 - 은 역사적 예수에 대한 관심을 주변적인 것으로 만들었다. 역사적 예수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이해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신학적으로도 중요하지 않다는, 즉 오늘의 우리에게는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만연해 있다.
이런 입장에는 어떤 진실이 있다. 역사적 예수에 대한 지식이 본질적인 것은 아니다. 기독교인이 되기 위해 꼭 정확한 역사적 지식을 가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 복음서에 나타난 예수의 모습을 "액면 그대로" 역사적 사실이라고 받아들였던 사람들 세대는 예수에 대해 역사적으로 옳지 않는 신념을 가졌던 것이지만 그것이 그들의 믿음과 신앙에 해가 되지는 않았다. " 『예수 새로 보기』, 마커스 보그, 김기석 옮김, 한국신학연구소, 2013: 32-33

보그의 지적은 대체적으로 옳은 것 같다. 어째서 주류 교단 교회들의 신자들에게 역사적 예수가 이렇게까지 낯선 존재인지 궁금했는데 보그는 신학생들이 신학교에서 '대중적 예수 이미지가 비역사적이라는 것, 역사적 예수에 대해서는 우리가 많이 알 수 없다는 것 그리고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약간 충격적이며 교회의 삶에 대개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배웠다고 말한다. 그래서 그들은 강단에서 역사적 예수에 대해 말할 당위나 필요를 보지 못했을지 모른다.

나는 역사적 예수가 학자들마다 각자 다른 상으로 드러난다 할 지라도 상당한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하는 쪽이다. 이것이 강단에서 어떤 식으로 선포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있다. 교회생활을 꽤 오래한 뒤 신학을 접한 나와 나의 동료들의 반응은 몇몇 지점에서 공통되는데, "어째서 이런 것을 교회에서는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지?" 라는 것과 "목사님들도 신학교 다니면서 이런 거 다 배었던 거 아니야!" 라는 것.

평신도는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는 판단으로 신학의 학문적 성과를 철저히 배제하는 설교와 성경공부는 신앙적이고 지적인 나태함과 권태를 야기할 수도 있다. 스스로 딱딱한 것을 씹어 먹을 수 있어야 하는 이들에게 언제까지 묽은 것만을 먹일 것인가(그러다가 이 몽창 다 빠집니다...).

성서학/신학과 기독교 대중 사이에 벌어진 꽤나 넓은 틈을 어떤 수준으로, 어떤 언어를 사용해서 메꾸고 이을 것인지, 그러한 시도가 기독교 대중, 교회, 신학에 어떤 효과를 가져올 지에 대한 궁리가 필요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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