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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보라와 야엘 본문
<드보라와 야엘>
사사기 4~5장은 드보라라는 여성의 이야기로 시작해 야엘이라는 여인의 이야기로 끝을 맺는다. 드보라가 ‘랍비돗의 아내인 여자 예언자 드보라’라고 묘사되는 것을 보면, 여성의 가장 중요한 정체성이 ‘누구의 아내’ 혹은 ‘누구의 딸’이라는 점을 볼 수 있지만, 드보라는 자신의 이름을 가지고 있으며, 랍비돗의 아내로서가 아니라 ‘드보라’로 활동했다는 것을 ‘드보라 종려나무’라는 구절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드보라가 사사였던 시절,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여성과 남성은 어떤 의미였을까? 내가 상상하는 것처럼 그렇게 완전 가부장적이지는 않았던 것 같고, 여자는 이래야 하고 저러면 안되고 이걸 해야 하고 저걸 하면 안되고 식으로 여성이 규정되어 있지도 않은 다소 자유로운 느낌이다.
라마와 벧엘 사이 ‘드보라 종려나무’ 아래에 드보라가 자리 잡고 앉으면, 이스라엘 사람들은 그곳으로 와서 그에게 억울함을 호소하고 그의 판단을 기다렸다. 그는 바락을 불러서 전쟁을 명했고, 전쟁터에서는 지휘관으로 통솔했으며, 전쟁 후 승전가를 주도한다. 드보라와 바락 사이의 대화는 둘의 관계를 분명하게 보여준다. 드보라가 리더로서 바락에게 하나님의 뜻을 전하고 전쟁을 명한다. 다음과 같은 바락의 대답 외에는 사사기 저자가 바락에게 목소리를 주지 않는 것도 주목하라. “당신께서 같이 가신다면 저도 가겠습니다. 하지만 당신께서 함께 가시 않으시겠다면, 저도 가지 않겠습니다.” 바락이 드보라에게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야엘과 바락의 장면에서도 바락을 주도하는 것은 야엘이다. “어서 오십시오, 장군님. 장군님께서 찾고 있는 사람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삿 4:22, 쉬운말 성경).” 야엘의 장막 앞에서 바락은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고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다. 그는 시스라의 죽은 모습을 구경할 뿐이다. 전쟁에서 가장 큰 공을 세울 기회를 여성에게 추월당한 허탈함인가?
시스라와 야엘의 대화도 시스라가 아니라 야엘이 주도한다. “장군님, 어서 오십시오. 잘 오셨습니다. 아무 염려하지 마세요.(삿 4:18, 쉬운말 성경).” 야엘의 말은 시스라의 행동을 끌어낸다. 시스라가 물을 달라는데, 우유를 준 것도 흥미롭다. 야엘은 시스라의 부탁(명령)에 수동적으로 복종하는 인물이 아니라, 상황을 주도하고 능동적으로 판단해서 행동하는 인물이다. 수동적으로 변화(물 -> 우유)를 수용하는 것은 시스라다. 시스라의 마지막 부탁(명령) “장막 앞에 서서 지키고 있다가, 누가 와서 안에 아무도 없느냐고 묻거든, 아무도 없다고 대답해 주시오.(삿 4:20, 쉬운말 성경)” 역시 수용되지 않는다.
당연히 남성중심적일 것이라 짐작되는 성경의 본문들이 이처럼 의외의 모습을 드러낼 때가 있다(이 역시 기분좋은 의외성!). 이런 본문이 남성중심적 해석을 거치면 어떻게 변질되는가? 박재갑은 그의 오아시스 강해 시리즈에서 이렇게 말한다. “드보라가 여자였으므로, 재판과 통치는 할 수 있었으나, 직접 전투를 할 수가 없었다(박재갑, 2014, p.111)”. 그러나 이는 틀린 말이다. 요세푸스의 << 유대인 고대사>>를 보면 “바락은 만일 드보라가 대장으로서 자기와 함께 전쟁에 나가지 않으면 대장직을 수락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요세푸스, p. 325)”. 드보라는 바락과 함께 군대 대장이었으며, 실제적으로 바락의 상관이었다. 박재갑의 야엘에 대한 평가: “여자의 매력은 연약함이지만 때로는 담대함을 가질 때도 있어야 한다 (박재갑, 2014, p. 113)”. 박재갑의 드보라에 대한 평가: “마땅한 자가 없을 때는 여자라도 사용하신다. 그런 것을 인정해야 한다 (박재갑, 2014, p.115)”. 사사기 저자는 하지 않았던 남성적 관점에서의 여성성의 규정과 그에 근거한 통속적 인물 평가. 성경 주해라는 권위를 이용해 여성을 자기 좋은대로 마음껏 평가하고(연약함이 매력, 여자는 직접 전투 할 수 없다) 하고, 이등 시민적 지위를(마땅한 자 없으면 여자라도 사용하신다) 부여하는 작태. 이런 형편없는 책을 강해서랍시고 그것도 시리즈로 출판해주는 출판사라니...
사사기의 쉬운 강해서로 나는
송병현, <<엑스포지멘터리 사사기>> , 서울, 국제제자훈련원, 2014
를 추천한다. 완전히 여성주의적이지는 않지만 괜찮은 관점. 학문적으로도 꼼꼼하다.
박재갑, <<오아시스 성경강해(구약6), 가나안 정복과 사사시대>> , 서울, 좋은 땅, 2014
플라비우스 요세푸스, <<요세푸스 1: 유대고대사 (창세기부터 고레스 원년까지)>> , 서울, 생명의 말씀사, 1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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