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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다의 딸 본문
<입다의 딸>
입다의 딸은 이름은 없지만 목소리는 가진 인물이다. 그녀는 자신의 아버지 입다가 경솔하게 내뱉은 서원 - “주께서 제게 암몬 사람들을 넘겨주신다면...집에서 저를 가장 처음으로 맞이하는 사람이 누구이든, 그는 주님의 것입니다. 그를 주께 번제물로 바치겠습니다(삿 11:30~31, 쉬운말 성경)” - 을 지키기 위해 제물로 바쳐진다. 주석자들은 입다의 이 서원이 이스라엘의 율법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스라엘에서 사람을 희생 제물로 드리는 것은 엄격하게 금지되었다 (레18:21, 20:2; 신 21:31, 18:10 등). 그렇다면 입다의 서원 자체에서 이스라엘이 얼마나 가나안의 문화에 젖어있는지를 볼 수 있다.
입다는 자신의 승리를 축하하며 춤을 추며 영접하는 딸을 보며 이렇게 말한다. “어찌할꼬, 내 딸이여! 너는 나를 참담하게 하는 자요, 너는 나를 괴롭게 하는 자 중의 하나로다!(삿 11:35 개역개정)” 입다는 이 문제 상황이 자신 때문이 아니라 딸에게 있다는 식으로 책임 전가를 하고 있다. 그녀는 입다를 괴롭히고 참담하게 하고 몰락시키는 자다. 입다는 자신의 딸에게 닥칠 비극을 슬퍼하고 애통해하기보다는, 자신의 괴로움을 토로한다. 이에 대해 입다의 딸은 이렇게 답한다. “나의 아버지여, 아버지께서 여호와를 향하여 입을 여셨으니 아버지의 입에서 낸 말씀대로 내게 행하소서 (삿 11:36 개역개정)”. 그녀는 이 일의 원인이 자신이 아니라 입다에게 있음을 분명히 밝힌다. 어째서 입다는 이 서원을 거두어들이지 않았고 어째서 입다의 딸은 이 부당한 서원에 저항하지 않았을까? 어렵사리 획득한 자신의 체면과 지위, 영광을 유지하고자 했던 입다의 욕망과 이기심이 서원을 돌이켜 회개하지 못하게 한 것은 아닐까? 어쩌면 입다의 딸은 그런 아버지의 욕망을 너무 잘 읽어냈던 것일지도.
그녀가 입다에게 더 이상 묻지도 않고 불평 한마디 내뱉지 않은 채,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는 것은 놀랍다. 정말 그랬을까? 아니면, 신명기사가가 생각하는 어떤 ‘유형의 딸’이 만들어진 것일까? Exum은 입다의 딸의 이름이 보존되지 않은 주된 이유가 그녀를 그녀 자신이 아니라 ‘딸(아무리 부당하더라도 부권에 도전하지 않고 무조건 순종하는 딸의 모범)’(Exum, 1995, p. 77)로 기억되게 하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그녀는 아버지의 경솔한 행위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는 딸이다(보통은 자식의 경솔한 행위에 대해 부모가 책임을 진다).그녀는 아버지에게 자신에게 두 달동안 여자 친구들과 자신의 억울한 죽음을 슬퍼할 시간을 달라고 한다. 이 요청에서 입다의 딸은 자신을 불살라 죽게 만든 아버지의 지배 영역으로부터 벗어나 그녀의 비극적 운명을 함께 애도하고 그녀의 죽음을 기억해줄 여성들과의 연대의 영역으로 옮겨간다( Exum, 1995, p. 78). “이 이미지는 너무 강력해서 화자의 남성중심주의적 관심이 이를 제어하지 못한다. 남성주의적 텍스트는 여성을 분리시킨다. 그러나 입다의 딸은 아버지로부터, 남자들에게서 떨어져서 여성들과만 두 달을 보냈다. 그리고 여성들에 의해서만 추모된다...입다의 딸의 행위와 여성들만의 추모의식은 ‘여성 분리(Female Segregation)’를 ‘여성 연대(Female Solidarity)’로 바꾸어 놓는다. (Exum, 1995, p. 78)”
J. Cheryl Exum, “Feminist Criticism: Whose Interests Are Being Served?” Judges and Method: New Approaches in Biblical Studies, edited by Gale A. Yee, 65~90, Minneapolis, Fortress Press, 1995
<사시기에 나타난 이름있는 여인들과 이름없는 여인들에 관한 소논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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