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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여기 우리들의 신학 (185)
여기 우리들의 신학

하버드 신학교, 우머니스트 신학 그룹이 페미니스트적 방법으로 성서를 접근할 때 느꼈던 어려움에 대한 기록이다. 여성이 성서의 권위에 어디까지 저항하고 어디까지 스스로에게 해석의 권위를 부여할 수 있는가는 생각보다 어려운 문제다. 권위를 지당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남성적 해석에 아멘으로 응하는 태도와 일종의 멘탈러티가 상상이상으로 매우 깊숙이 뿌리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조만간 작은 그룹의 여성들과 페미니스트 성서해석을 "함께" 해보는 경험을 하게 될 터인데...어떤 반응과 어떤 난관과 어떤 환희가 있을지...그야말로 우려섞인 기대... "This led to a discussion of how we feel a sense of great uneasiness at the thought of denying ..

앤서니 르 돈, 『역사적 예수』, 김지호 옮김, 도서출판 100, 2018 역사적 예수라는 제목에 너무 겁을 집어먹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술술 읽혔다. (어제 시작해서 오늘 낮에 완독했으니 최근 읽었던 책들 중 가장 빠른 속도..하하) 동시대적이고 일상적인 예들에서 기억과 해석이라는 철학적인 개념으로 스윽 넘어가는 것이나 치밀한 논증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데도 스윽 설득되는 것은 아마도 저자가 탁월한 이야기꾼이기 때문인 것 같다. 너무 쉽게 이야기해서 약간의 의심이 남음...르 돈을 읽으면서 Jörg Frey가 떠올랐는데 제대로 된 연상인지는 잘 모르겠다. 여기 우리들의 신학 팟캐스트 팟빵 : podbbang.com/ch/1769565 네이버 오디오클립 : audioclip.naver.com/..
"무언가가 기억되려면, 변화무쌍한 현재에 의해 해석되고 재해석되어야 한다. 당신의 마음에서 무엇보다 제일 중요한 우선순위는 현재다. 이는 당신의 기억들이 언제나 적극적으로 현재의 필요를 위해 봉사한다는 의미다. 마음으로 가져온 기억들은 모두 이러한 필요에 의해 채색된다. 기억은 지금 우리 마음속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현재 우리 마음의 상태가 요구하는 필요에 따라서 이야기, 세부사항, 사실 등을 기억한다." (51쪽) 앤서니 르 돈, 『역사적 예수』, 김지호 옮김, 도서출판 100, 2018 복음서 본문을 젠더적 관점에서 보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선생님의 말씀이 옳다는 것을 안다. 계급적 관점이 아니라 젠더적 관점으로 볼 경우 자료나 논리의 정합성에 있어 벽에 부딪히기 쉽다는 말씀도 이해했다..
요즘 ‘아저씨’에 대해 자주 생각하게 된다. 연배, 옷차림, 말투, 행동, 사고방식 등과 관련해 어떤 교집합을 형성하는 지점을 ‘아저씨’라는 단어로 표현하고 있는 것인지, 그런 아저씨라는 용어(?)는 대체 어떤 의미를 전달하고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건지 등등… 생각해 보니 내가 모든 중년 남성을 보고 ‘아저씨’라는 단어를 떠올리는 것은 아니다. 얼마 전부터 듣고 있는 ‘국어 문장’ 수업의 선생님은 80년대 학번이시고 외모는 천상 ‘아저씨’다. 하지만 생각과 말은 전혀 아저씨가 아니다. 그래서 난 선생님을 보며 ‘아저씨’라는 단어를 떠올리지 않는다. 그를 보며 나는 어떻게 저분은 저렇게 괜찮게 나이를 드실까 생각한다. 짧은 시간 안에 나를 이렇게 설득시킨 그의 특징은 ‘말투’라고 할 수 있는데, 그는 ‘확..
'2020년 11월 13일자 <한겨례> 기사를 다시 들춰 보면서 김홍중의 말을 떠올렸어요. 기사는 '조용한 학살'이라는 제목으로 20대 여성들의 자살률이 급증한 문제를 다뤘는데, 2020년 실업률 조사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보인 집단이 20대 여성이었다는 사실과 무관하지 않아 보입니다.9) 사회 초년생으로 경험한 짧은 직장 생활을 통해 영민한 그들은 한국 사회 내 자신들의 위치와 전망을 간파했고, 거기서 어떤 믿음도, 희망도, 미래도 찾지 못했던 것이지요 사회도, 교회도, 어떤 형태의 공동체도 그들에게 희망을 품고 미래를 꿈꿀 수 있는 믿을 만한 언덕이 되지 못했습니다. 언니, 미래를 꿈꿀 권리마저 박탈된 프레카리아트의 걷잡을 수 없는 확산과, 죽음마저 차별하는 일이 일상화한 이 사회에서 우리는 어떤 신..
니체의 입장에 우리가 난감해하는 것은 그가 수치심에 대해 납득할 수 없는 주장을 펼쳐서가 아니라 고결한 자의 수치심과 선한 자의 연민을 대비시키며 후자를 집요하게 비난하기 때문이다. 고결한 자와 비교했을 때 연민의 정을 지닌 선한 자는 사실 자기 역량의 최소치만을 사용한다. 그들은 고통의 상황을 그대로 두고서 아주 소량의 도덕적 선행만을 반복한다. 니체는 이런 도덕주의자들을 "마비되어 더이상 힘을 쓸 수 없는 그런 무기력한 앞발을 갖고 있다는 이유를 들어 자신이 선하다고 믿는 그런 겁쟁이"에 불과하다고 비판한다. 앞발을 들어 약자를 해치지 않았다는 사실에 만족하느라 분주한 통에 수치심을 느낄 겨를이 없다는 것이다. 그들은 자신의 역량, 즉 진정으로 행하고 함께 나눌 수 있는 것이 얼마나 되는지를 알지 못..

[여기 우리들의 신학 26회] 레위인의 첩 & 하나님은 유죄 '인류의 역사의 전쟁 때마다, 혼란의 장소마다 벌어지는 여성에 대한 무차별적 성폭력과 성착취에 대해 성경은 모호하지 않다. “그 때에 이스라엘 왕(여호와 하나님)이 없으므로 사람이 자기의 소견에 옳은대로 행하더라” "만군의 주 하나님, 하늘과 땅의 창조주는 피조세계와 인간에 대한 범죄에 유죄임을 밝힙니다." 신나(신학생 나부랭이) 님이 쓴 글이 꾸준히 검색되고 있어서 번들이 읽어드립니다. *쫀쫀 컨텐츠 책. 허지원. 〔나도 아직 나를 모른다〕 여기 우리들의 신학 팟캐스트 팟빵 : podbbang.com/ch/1769565 네이버 오디오클립 : audioclip.naver.com/channels/2453 팟티 : podty.me/cast/1942..
얼마전 읽은 글에서 한국의 신학자들이 외국 학자들의 이론을 소개하고 번역하는 일(그분은 그걸 수입이라고 표현했다)만을 할 뿐이며 새로운 학술 성과를 내지는 못한다고 한 비판이 계속 맴돈다. 모든 학자는 "자기 이야기"를 하고 싶을 것이다. 신학생 나부랭이인 나는 대단치 않은 과제 제출용 소논문을 쓰면서도 내 이야기를 하고 싶어 몸부림친다. 대부분 아주 극소량의 "내 의견"을 이런 저런 학자들의 치밀한 연구와 논증 위에 살짝 얹는 형식을 취하는데 그러고나면 나름의 만족감 더하기 민망함이 교차한다. 극소량의 '나의' 의견이 얼마나 어설픈 것인지 알기 때문이다. "자기 이론", "고유한 학술 성과"는 그냥 나오는 것이 아니다. 많은 자본과 시간이 뒷받침 되어야 가능한 일이다. 나는 규모가 상당한 종합대학의 대..

서구 사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육체와 영혼의 이원화는 플라톤 사상의 산물이다. 따라서 현대에는 성경적인 관점에서는 결코 분리되지 말았어야 했던 둘을 다시 결합시키기 위해 "정신신체"(psychosomatic: psyche 영혼 또는 정신, soma 몸)라는 꼴사나운 용어를 만들어 내야 했다. , 에버렛 퍼거슨 지음, 엄성옥, 박경범 공역, 제 3판, 은성출판사, 2005: 394-395 "꼴사나운"에 꽂혀서 psychosomatic이 들어간 이 문장을 중얼거리며 몇 번 읽었다...아직은 무엇인지 잘은 모르지만 매우 중요한 문장이다. 여기 우리들의 신학 팟캐스트 팟빵 : podbbang.com/ch/1769565 네이버 오디오클립 : audioclip.naver.com/channels/2453 팟티 : ..
"지구적 경제체제가 홍보하는 국경 없는 사회들은 계속해서 여성들을 "아내들"로 팔면서 그들을 착취하고 성매매 혹은 다른 종류의 착취적 노동, 즉 열악한 저임금 노동(sweatshop)이나 가사노동을 하도록 강요한다...무역 자유화로 인해 농장에서 그리고 붕괴된 국내 산업 현장에서 쫓겨난 여성들은 생존을 위해 외국으로 이주하도록 내몰리는데 거기서는 모집책이나 고용자들에 의해 종종 학대와 가혹한 대우로 고통받는다. 많은 이들이 불법 성매매의 희생자가 된다. (Rose Wu, "Poverty, AIDS and the Struggle of Women to Live," In God's Image 24/3(2005):11, 12, Elisabeth Schüssler Fiorenza: 39에서 재인용 게다가 지구화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