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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글/신나(신학생 나부랭이)의 글 (284)
여기 우리들의 신학
알랭바디우를 마지막으로 고독한 연재를 마친다..^^;; 바울의 서신과 그의 신학이 기독교를 넘어 철학(인문학)에도 영감을 주고 있다. 난 알랭바디우가 하는 이야기를 다 알아듣지는 못했다. 아마도 알랭바디우는 한 공동체에 다양한 인종과 문화와 종교와 계급과 성적 정체성의 차이를 가진 사람들이 부대끼며 살아가는 오늘날의 사회에서 우리가 어떻게 건강한 방식으로 공존할 수 있을 것인가, 어떻게 새로운 현실에서 함께 더 나은 방향으로 걸어나갈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방법을 바울에게서 찾고 있는 듯 하다.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초현실적인 현실.. 그에 대한 놀라움이 매일 갱신되는 요즘이다. 강대국이라고 문명국이라고 자임하던 유럽과 미국이 코로나 바이러스의 습격을 받고 허둥지둥 우왕좌왕 하는 것을 보면서, 얼마 전까..

«바울과 선물» - (14) *캠벨 캠벨에게는 비순환성이 중요한 연구의 주제다. 그는 조건적 구원과 무조건적 구원을 구조적으로 구분하고자 하는데, 이 구분은 은혜에대한 명확한 정의를 요청한다. 조건적 구원론은 인간의 공로와 상관없는 하나님의 행위에서 시작될 수 있다(우선성, 비상응성). 그러나 인간의 어떤 응답이 구원의 효력을 일으키거나 완결하기 위한 필수 요소라면 구원은 “계약적”이다. 반면 무조건적 구원론은 받을 자격이 없는 자에게 구원이 주어지고(비상응성) 구원에 어울리는 응답도 요구하지 않는다(비순환성). 캠벨에 따르면 은혜의 언어는 보통 하나님의 무조건적 행위를 가리키며 조건없는 순수한 선물로서 관련 당사자에게 구원을 전달한다. 인간의 응답이 적절할 수도 있지만 그것이 구원에 필수적인 것은 아니..

«바울과 선물» - (11) 6.2 바울에 관한 새관점 (2) 톰 라이트 다른 학자들은 바울이 유대교의 일부 요소를 비판했지만, 이는 단지 유대교가 그것의 전통을 상실하거나 오해했던 경우라고 말한다(던, 라이트). 모두가 피하고 싶어하는 것은 유대인이 종교적(바르트)이고 경건(케제만)하며 율법주의적이라는 (샌더스 이전의, 루터 전통과 연결된) 고정관념을 되풀이하는 것이다. 이는 아우구스티누스 그리고 종교개혁 전통과의 결별과 바울 신학 내의 은혜의 위치가 재고되는 것을 의미한다(282-283). 톰 라이트는 유대인과 이방인이 하나님의 백성 안으로 들어가는 “동등한 조건”을 가지게 된 것과 이방인이 “2차적” 지위를 갖지 말아야 한다는 바울의 결정이 아브라함 언약의 갱신과 성취라고 본다(마틴이 반대했던 것)..

마치 중세 시대의 무슨 무슨 수도원 수행처럼 잘 소화하지 못한 ⟪바울과 선물⟫의 서평이라기 보다는 요약을 ‘꾸역 꾸역’ 쓰고 업로드하고 있다. 서평이 되려면 나의 비판적 관점과 의견이 있어야 하는데, 사실 바클레이가 “가르쳐주는” 방대한 정보를 소화하는 것도 버거운 판이라 비판...그런 거 할 능력이 없다. 아니...사실은 그게 아니라 나도 모르는 사이 백인 남성 세계적 신학자라는 무게에 짓눌려 허덕이고 있는지도 모른다. 가끔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라고 말하고 싶을 때가 있는데...대부분 애고...내가 무식해서 못 알아먹는 거겠지...하고 접는다. 서평다운 서평을 쓰기 위해서는 책이 내 수준에 맞아야 한다. 그래서 결국 ⟪바울과 선물⟫ 은 나에게는 공부하고 정리하고 이해하려고 요약하고 이해 안되서..

«바울과 선물» - (9) 6.1. E.P. 샌더스 홀로코스트 이후의 학자들이 유대교에 대한 기독교의 잘못된 해석을 비판하던 시기, 샌더스는 팔레스타인 유대교의 일차 자료들에 대한 대규모 분석을 통해 랍비 유대교를 “행위-의”의 종교로 보는 해석이 19, 20세기 학자들이 만든 경멸적이고 신학적으로 조직된 구조물임을 폭로하고 유대교에 대한 편견에 치우친 해석을 성공적으로 해체했다(이제 다시 유대교를 행위의 종교라고 비판하는 것은 가능해보이지 않는다). 샌더스는 팔레스타인 유대교 신학이 명백하게 하나님의 은혜에 기초해 있다고 주장했다. 샌더스는 종교의 유형들을 비교하기 위해 구원론에 초점을 맞추었고, 구원론을 순서의 문제로 규정했다. 종교(구원의 공동체) 안에 “들어가는 것(going in)과 그 안에 머..

«바울과 선물» - (8) 5.3.에른스트 케제만 루터 전통안에서 불트만의 영향을 받은 케제만도 은혜의 비상응성을 바울신학의 특징으로 삼지만 구원을 "자기이해"의 가능성으로 보는 불트만의 경향은 거부한다. 그는 독일 개신교 사상의 개인화되고 보수적인 영성과 내내 긴장관계에 있었으며, 바울논쟁을 바르트적 용어인 “종교” 혹은 “경건”(이 용어를 더 선호)으로 표현하면서 독일의 보수적 중산층 기독교에 비판을 가했다. 불트만의 실존신학과의 대화 가운데 자신의 신학을 형성하고 발전시킨 케제만은 바울신학의 인간학적 깊이를 인정하지만, 불트만의 실존주의적 해석에 내재된 개인주의적 성향은 비판했고, 구원의 결과로 야기되는 것은 자기이해의 변화가 아니라 주되심의 변화라는 주장을 전개했다. 바울의 “몸(σομα)” 의 ..

«바울과 선물» - (5) 3. 루터 3.2. 율법의 행위가 아닌 “율법 행위”가 지닌 문제에 있어 인간의 완고한 욕망에 강조점을 두었던 아우구스티누스와 달리 루터는 인간의 관계, 즉 자기 자신, 행위, 그리고 하나님과의 실존적 관계에 초점을 맞춘다(187). 루터는 죄의 근저에 하나님이 되고자 하는 인간의 깊은 욕망과 오만한 자기신뢰가 놓여 있으며, 이것이 바로 우상숭배라고 주장했다(188). 바울에게 율법의 행위는 구약성서 율법의 일부 “예식들”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십계명과 하나님의 도덕법을 포함한 율법 전체를 가리킨다(189). 그런데 만약 바울이 가장 완벽한 율법에 의한 칭의를 공격한다면, 그 공격 대상에는 모든 율법의 행위와 교회가 제정한 규칙들도 포함되며, 이런 해석은 가톨릭의 공로주의와의..

«바울과 선물» - (2) 2. 아우구스티누스 아우구스티누스는 로마서를 거의 은혜라는 주제로만 읽었다(로마서가 은혜라는 주제에서 벗어나게 되는 것은 K.스텐달에 이르러서야 가능한 일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아우구스티누스의 은혜 신학은 은혜가 “자격 없는 자에게 비상응적으로 베풀어진다”는 은혜의 비상응성을 근간으로 역사적, 논쟁적 정황 가운데 발전해갔다. 로마서에 관한 초기 저작부터 심플리키아누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발견되는 개념과 펠라기우스와의 논쟁 그리고 이후의 논쟁들을 통한 발전에서 분명히 볼 수 있는 것은 한 학자 내에서도 발견되는 은혜 개념의 유동성이다(159-160). 2.1. 로마서에 관한 초기 저작 394~395년에 기록된『로마서 서언 해설』과『로마서 명제 해설』은 마니교의 바울주의를 버리고..

바클레이가 바울 해석사와 제2성전기 유대문헌, 바울의 갈라디아서와 로마서의 은혜 개념을 분석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하는 은혜의 여섯 가지 극대화 개념. 이걸 알아야 그의 해석을 이해할 수 있다. 충분한 설명이 아니라 개념만 간단히 소개한 것이니 더 자세한 개념 이해를 원한다면 «바울과 선물» 제 2장 를 보세요. *은혜의 여섯 가지 극대화 (1) 초충만성(superabundance) 선물의 크기, 중요성, 또는 영속성에 관한 것. 여기서 강조되는 것은 선물의 내용이 아니라 선물의 크기. 선물이 더 충만하고 포괄적일수록 완벽한 선물. “끝없이 지속되는 샘에서 쏟아 부어 주시는” “무한하고 광대한 부”의 보물 창고라는 신적 은혜에 대한 필론의 묘사에서 “초충만성”의 언어를 볼 수 있다. (131-2) (2) ..

«바울과 선물» 제1부 3장 (1) 벼르고 벼르던 «바울과 선물»의 서평을 드디어 쓰기 시작했다. 전체 서평을 쓰리라는 야무진 꿈은 애초에 꾸지 않았고, 총 4부 18장, 955쪽으로 구성된 책에서 제1부 3장 한 장에 대한 서평을 쓰겠다는 것이 계획이었다. 지난 여름에 강독 모임에서 일독을 했으니, 3장 읽고 쓰는 것이야 얼마나 어려우랴하는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3장의 재독에만 두어 달은 걸린 듯 하다. 이렇게 늘어지리라고는 예상치 못했는데... 이해가 안되는 부분들이 꽤 있고, 그래서 원서와 대조해 오역도 찾고, 구글링도 하고, 다른 책들도 참고하면서...긴긴 겨울, 아주 천천히 독서를 즐겼다고 해두자. 얼마나 많은 한국 독자들이 이 책을 읽었는지 모르겠지만, 내 주위에는 이 책에 대해서 관심은 있지..